서울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라면 대부분 경복궁, 남산타워, 명동, 홍대 등 유명한 관광지를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 도시에는 여행 가이드북에 잘 소개되지 않는, 현지인들이 아끼는 숨은 명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곳이야말로 서울의 진짜 매력을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오늘은 서울에 거주하거나 여행 중인 외국인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서울의 숨은 명소 9곳"을 상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① 북정마을 (Bukjeong Village)
삼청동과 북촌한옥마을 위쪽, 인왕산 자락에 자리한 북정마을은 고즈넉한 한옥들이 모여 있는 오래된 마을입니다. 대중적인 관광지가 아닌 덕분에 조용하고, 현지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골목은 좁고 언덕이 많지만, 올라가는 길마다 한옥 지붕 너머로 서울 도심이 내려다보여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의 분위기는 인상 깊어, 인생샷을 찍고 싶은 외국인들에게도 추천됩니다.
② 성수동 수제화 골목 (Seongsu Handmade Shoe Street)
성수동은 최근 몇 년 사이 서울에서 가장 핫한 문화예술지로 떠오른 지역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수제화 골목은 과거 수십 년간 국내 수제 구두 산업의 중심지였으며, 지금도 장인들이 직접 맞춤 신발을 제작하는 공방이 남아 있습니다. 일부 가게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영어 상담도 가능하며, 자신만의 디자인을 반영한 구두를 제작할 수 있는 워크숍도 운영됩니다. 도보 5~10분 거리에 감각적인 카페와 북카페, 전시공간이 밀집되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③ 서울로7017 (Seoullo 7017)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로7017은 폐쇄된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만든 도시형 공중 보행로입니다. 2017년에 재개장된 이곳은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서울 도심 속을 산책하면서 도시 풍경과 식물, 예술작품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총길이 1km가 넘으며, 도보로 2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야간 조명 아래 펼쳐지는 고층 건물 사이의 보행길은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영어 해설 투어도 정기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④ 문래 창작촌 (Mullae Art Village)
영등포구 문래동은 과거 철강 산업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지금도 공업소들이 활동 중입니다. 그러나 이 공간에 예술가들이 입주하면서 창작촌으로 탈바꿈하였고, 지금은 철공소와 예술 스튜디오가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이룹니다. 골목 곳곳에 설치된 벽화, 조형물, 낡은 공장 건물 벽면에 그려진 거리예술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일부 카페나 전시 공간에서는 예술가와 직접 이야기하거나 소규모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전통적인 예술마을과는 또 다른, 살아있는 예술현장을 느끼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권합니다.
⑤ 양화한강공원 자전거길 (Yanghwa Hangang Park Bike Trail)
한강은 서울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이지만, 그중 양화한강공원은 비교적 덜 알려진 곳입니다. 홍대입구역 또는 합정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공원 입구에 위치한 자전거 대여소에서는 1~2시간 단위로 저렴하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습니다. 이 자전거 도로는 망원, 선유도, 여의도까지 이어지며, 강을 따라 탁 트인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볼 수 있어 매우 인상적입니다. 특히 주말 아침에는 외국인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친구끼리 운동 겸 나들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처 망원시장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서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⑥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정원 (Rooftop Garden at the National Hangeul Museum)
용산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을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전시물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안내되어 있어 외국인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으며, 한글을 처음 배우는 외국인에게도 유익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박물관 옥상에 위치한 정원은 경복궁과 남산타워가 동시에 보이는 파노라마 전망을 제공하여, 서울을 한눈에 담고 싶은 외국인 방문객에게 추천할 만한 숨은 포토 스팟입니다.
⑦ 서소문성지 역사공원 (Seosomun Historical Park)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이 공원은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인물들을 기리는 성지이며, 동시에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인권·종교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20년 재개장 이후 현대적인 건축물과 함께 전시관, 명상 공간,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조용하고 사색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안내판은 영어를 포함한 다국어로 제공되며, 외국인에게는 종교적 의미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종교 자유와 인권 발전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⑧ 홍릉숲 (Hongneung Forest)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홍릉숲은 조선왕조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의 능이 있었던 지역으로, 지금은 산림청 산하의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는 식물연구지입니다. 일반인에게는 제한적으로 개방되지만, 개방일에는 누구나 무료로 산책할 수 있으며, 산림욕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100여 종 이상의 나무와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어,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가까이 체험하고 싶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이색적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⑨ 이화 벽화마을 (Ihwa Mural Village)
대학로에서 도보 15분 정도 거리의 낙산공원 언덕길에 위치한 이화 벽화마을은, 골목마다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이 그려져 있어 포토스팟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관광지라기보다는, 지역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만든 공동체적 예술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마을 곳곳에 개성 있는 카페와 수공예 공방도 있어 문화 체험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거지역이므로 조용히 관람하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 에티켓을 지켜야 합니다.
마치며
서울은 겉으로 보이는 유명 관광지 외에도, 일상 속에 스며든 역사와 삶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오늘 소개한 10곳은 외국인 방문객에게 서울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한국에 거주 중이거나 여행 중이라면, 이러한 숨은 명소들을 직접 걸어보고, 그 속에서 ‘나만의 서울’을 발견해보시기 바랍니다.